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KAIST Exoskeleton Lab

[디지털타임즈] `아이언맨 속 슈트가 현실로`…로봇이 다가와 하반신 장애인에 도킹, 스스로 걷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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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4-10-27 23:09 조회 97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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휠체어에 앉아 있는 하반신 마비 장애인에게 영화 '아이언맨'에서나 봄 직한 검은색 로봇이 다가갔다. 장애인이 발을 들자, 로봇이 자세를 낮춰 옷 입듯 입혀졌다.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장애인 스스로 로봇을 착용한 것이다. 로봇을 입은 장애인이 지팡이 두 개를 이용해 몸을 일으켜 세운 뒤 성큼성큼 걸어 두 개의 의자가 마주한 곳으로 이동했다. KTX 열차 객실보다 비좁은 의자에 앉기 위해 장애인은 옆으로 천천히 이동한 뒤 착석했다. 잠시 뒤 다시 몸을 일으켜 의자에서 빠져나와 테이블 위에 놓인 작은 박스를 가지고 있던 장바구니에 넣고 다시 걸어갔다. 보행 속도는 비장애인과 유사한 시속 3.2㎞에 달했다. 


로봇을 입은 장애인은 사고로 하반신 마비된 김승환 선수다. 김 선수는 "웨어러블 로봇을 통해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감동이다. 원하는 대로 걸을 수 있게 돼 감격스러울 뿐"이라고 말했다. 


공경철 KAIST 기계공학과 교수팀과 엔젤로보틱스 연구팀이 공동으로 하반신마비 장애인용 웨어러블 로봇 '워크온슈트 F1'을 24일 공개했다. 워크온슈트는 연구팀이 2015년부터 연구해 온 하반신 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이다. 중증도가 가장 높은 완전마비 레벨을 대상으로 한 로봇이다. 


연구팀은 2016년 워크온슈트1을 처음 선보인 이후 2020년 워크온슈트4를 공개하면서 보행속도를 시속 3.2㎞까지 끌어 올렸고, 좁은 통로와 문, 계단 등의 장애물을 통과하는 기술을 고도화했다. 워크온슈트F1의 가장 큰 특징은 로봇 착용을 위해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.

박정수 KAIST 연구원은 "휠체어에서 내리지 않고 타인의 도움 없이 로봇을 바로 착용할 수 있도록 후면 착용이 아닌 전면 착용방식을 적용한 게 이전 버전과 가장 큰 차이다.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했던 기술개발 방향"이라고 설명했다.

이를 위해 무게중심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기능을 적용했다. 착용자가 로봇을 잘못 밀더라도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도 구현했다.

웨어러블 로봇의 본래 기능도 대폭 개선했다. 서 있는 상태에서 두 손을 자유럽게 사용하면서 지팡이 없이 걸음을 걸을 수 있도록 균형제어 성능을 향상시켰다.

부품 국산화도 이뤘다. KAIST와 엔젤로보틱스가 협업해 로봇의 핵심부품인 모터와 감속기, 모터 드라이버, 메인 회로 등을 모두 국산화했다. 모터와 감속기 모듈의 출력 밀도는 기존 연구팀의 기술에 비해 약 2배(무게당 파워 기준), 모터 드라이버의 제어 성능은 해외 최고 기술 대비 약 3배(주파수 응답속도 기준) 높아졌다. 


아울러 고급 모션 제어 알고리즘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모터 드라이버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이 대폭 향상됐다. 이와 함께 장애물 감지를 위한 비전, 인공지능 적용을 위한 AI 보드 등이 탑재됐다.

김 선수는 오는 27일 장애 극복 기술을 겨루는 '사이배슬론 2024 대회'에서 워크온슈트F1를 입고 외골격 로봇 부문에 출전한다. 연구팀은 지난 2020년 대회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후 4년 만에 열리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. 올해는 지난 대회보다 난이도가 크게 높아졌고, 미션 수도 6개에서 10개로 늘었다. 기차 객실과 같은 좁은 좌석에 앉았다 일어나기, 난간 잡지 않고 계단 오르내리기, 옆 경사와 징검다리 걷기, 물건을 꺼내고 이동하며 주방에서 조리하는 등이 추가됐다.

대회는 스위스 현지와 각국의 경기장에서 생중계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된다. 김승환 선수는 대전 유성구 신일동에 위치한 엔젤로보틱스 선행연구소(플래닛대전) 내 설치된 경기시설에서 기량을 선보인다.

공경철 KAIST 교수(엔젤로보틱스 의장)는 "워크온슈트는 로봇이 장애인에게 다가가 전면에서 도킹하는 방식으로 개발되는 등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결정체"라며 "워크온슈트에서 파생된 수많은 부품, 제어, 모듈 등의 웨어러블 로봇 기술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가기 위한 중간자 역할을 하게 될 것"이라고 말했다.

글·사진=이준기기자 bongchu@dt.co.kr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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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승환 선수가 '워크온슈트F1'을 착용하고 좁은 의자 사이를 통과해 앉고 있다.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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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승환 선수가 '워크온슈트F1'을 착용하고 걸음을 걷기 위해 서 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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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승환 선수가 하반신 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'워크온슈트F1'을 착용하고 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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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경철(왼쪽부터) KAIST 교수, 김승환 연구원(로봇 착용자), 박정수 연구원(주장)